가격이 역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30년 전에 비해 오히려 가격이 싸다. 참기름의
수요에 비해
공급은 늘 부족해서 재배면적 증가를 권장한 결과
1987년경에는 국내 수요 전부를
국산으로 충족하는데 이르렀다. 이 당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참기름은 굉장히 고가의 조미료였고
부엌에 있는 모든 재료 중 가장 귀하게 보관되는 상품이었다. 그런데
중국과의
시장 개방으로 중국산 참깨가 들어오면서 참깨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했고 국내산 참깨는 가격 경쟁력에 밀리기 시작했다.
2000년대까지 중국은 세계최대의 참깨 수출국이었다.
그런데
2010년대 들어 뜬금없이
아프리카쪽에서
참깨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는 참깨를 재배하거나 식용하는
문화가 없었는데 고가의 상품이었던 참깨의 생육조건이 아프리카에게 매유 유리하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재배면적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참깨 문서에도 있지만 참깨는 작물 특성상 기계
농업에 굉장히 불리해서 자본투입을 할 수가 없고 따라서 노동력이 굉장히 많이 필요한 작물이다. 하지만 수리시설이 없는
천수답에서 키워도
가뭄,
홍수에 원래 강한 데다,
전염병에 강하고 거친 땅에도 잘자라
비료도 덜 뿌려도 된다. 이런 특성이
실업자는 넘쳐나는데
물 관리가 안되는 국토에 사는 아프리카인들이 보기에 굉장히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국민소득 200달러 남짓한 하루 60센트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참깨를 생산해 국제시장에 내놓다보니 국제시세가 바닥을 치는 상품이라 중국
농부마저 참깨 농사를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물론 그 덕에 아프리카는 기후 영향을 덜받는 환금성 작물을 하나 더 늘려서 소득을 올렸으니 아프리카에 만성적인
기근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
2020년대 기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참기름의 경우 물론 용량에 따른 차이도 있겠지만, 일단은 5,000~10,000원 선으로 저렴한 제품과 적게는 2만원에서 많게는 3만원이 넘어가는 고급 제품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이는 착유할 때 사용한 참깨가 통참깨 상태에서 착유되었는지, 혹은 참깨가루(깨분) 상태에서 착유되었는 지에 따라 결정된다. 1만원 이하로 저렴한 참기름의 경우에는 참깨가루를 이용해 유한 제품이며, 이러한 참기름은 사용된 참깨가 깨분, 참깨분, 혹은 볶은참깨분에서 착유되었음을 원재료명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는 참깨의 수확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압착해서 기름을 짜내는 참기름의 단가도 높은 편이었으나, 지금은 질은 보통이라도
가성비가 좋은 수입산이 많아져서 참깨의 단가도 많이 낮아졌다. 과거 수입산은
중국산 참깨가 많았으나, 지금은
인도산이나
미얀마산이나
베트남산을 위시한 남아시아산 혹은
탄자니아산,
수단산 등의 아프리카산 참깨가 주를 이룬다. 아니면 아예 국가 표시도 없이 '수입산'으로 퉁쳐버리는 경우도 많다. 인도산의 경우 쓴맛이 약간 난다.
기계설비의 발달로 고압력 압착이 가능해져 추출량이 많아진 탓도 있다. 옛날에는
명주 보자기에 볶은 깨를 싼 뒤
절구에 넣어서 절구로 내려치는 방식이었다. 압착을 하여 짜내는 방식으로는 아무리 많이 뽑아낸다고 한들 반의 반 병인 100ml도 되질 않는다. 몇년 묵은 깨로 짠다면 반 병에서 한 병 정도는 더 나올 수 있다.
이것보다 더 많이 뽑아내려면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닌데 압착기 뒤쪽으로 얇은 관을 연결하여 이쪽으로 식용유를 섞는 방식을 이용하면 1병보다 많이 뽑아낼 수 있다.
2000년대에 와서 수입산 참깨분을 사용하는 식품 대기업의 참기름 가격은 한국에서 팔리는 올리브유와 비교할 만큼 내려왔다.
농산물을 가공 없이 원물로 수입하는 경우 엄청나게 높은
관세를 낼 뿐만 아니라 농산물가격안정기금까지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반면 참깨나 볶은참깨를 분쇄한 깨분, 볶은참깨분으로 수입할 경우, 원물이 아닌 농산가공품으로 취급되어 크게 저렴한 가격으로 원재료인 참깨를 수입할 수 있다. 따라서 시중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저렴한 참기름은 수입한 깨분이나 볶은참깨분을 이용해 착유하여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반면에 고급화를 추구하는 참기름의 경우에는 원재료의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중국산 통참깨를 높은 관세를 내고 수입하거나 비싼 국내산 통참깨를 원재료로 분쇄하지 않고 통참깨 상태에서 그대로 착유하여 유통하는 참기름이다.
보급형 깨분 참기름의 경우에는 450ml 용량의 깡통에, 고급 통참깨 참기름의 경우에는 비교적 작은 용량의 유리병에 포장되어 유통되기 때문에 참기름을 고를 때에 1차적으로 포장 용기를 보고 판단할 수 있고, 확실한 방법은 원재료가 참깨인지 아니면 깨분인지를 확인하여 판단 가능하다. 물론 깨분을 원료로 사용하는 참기름도 아래에 서술된 옥수수유나 카놀라유를 섞은 향미유나 가짜 참기름과는 분명히 다른 제품이며, 원재료로 통참깨가 아닌 참깨가루를 사용했을 뿐, 엄연히 진짜 참기름이다.
대기업 제품의 사례로 일반 참기름은 베트남,
미얀마, 중국제 참깨분을 사용하고, 통참깨의 경우 인도,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생산분을 사용해서 단가를 맞추는 식으로 구성된 경우가 굉장히 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