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일, 서산장학재단의
[15] 장학금 수여식 행사에서 성일종 의원은 수혜 학생들을 격려하며 장학사업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발언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성일종 의원, 인재육성 예로 '이토 히로부미' 언급…적절성 논란성 의원은 "미국이 일본을 무력으로 굴복시켰을 때 일본의 작은 도시
하기(萩)에 있던 청년 5명이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오겠다'며 주 정부에 장학금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법적으로 장학금을 줄 수 없자 재정국장이 금고 문을 열어둔 채 나갔고, 청년들은 금고에 있던 금괴를 갖고 영국으로 가서 공부하고 왔고, 그 중 한 명이 여러분이 잘 아는 이토 히로부미이다"라는 일화를 소개했다. 성 씨는 이 일화를 두고 "일본이 조선보다 먼저 인재를 키운 사례"라고 언급하였는데, 그러면서 지역사회가 여러분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하고 학생들에게 조국을 위해 할 일을 도모하라는 발언을 하였다.
#하지만 그의 발언과는 달리 당시 이토 히로부미는
조슈 번의 강력한 후원을 받고 있었으며, 이미
요시다 쇼인의 눈에 들어 정계의 재목으로 평가받던 인물이었다. "청년 5명"은 당시 조슈 번의 후원을 받았던 이른바 '조슈 파이브'
[16] 를 가리키는 듯 한데, 이들은 성일종의 주장처럼 주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슈 번의 지원을 받아 도영했으며, 그 목적도 유럽의 기술을 익혀오라는 조슈 번의 요구 때문이었다.
설사 그의 발언이 사실이라 전제한다고 해도 논리적 모순이 생긴다. 결과야 어찌됐든 당시 조슈 파이브는 결국 국가로부터 공식적으로 장학금을 받지 못한 것이고, 유학을 가게 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금고 문을 열어둔 채 나간 재정국장 개인의 융통성과 이를 기회로 만든 조슈 파이브의 개인적 역량이 만들어낸 결과라 봐야지 국가 차원에서 길러낸 인재라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는 것이다. 결국 발언 속에서 이미 자가당착이 내재된 것이다.
또한 성일종은 "영국으로 가서 공부하고 왔다"고 발언했지만 이토 히로부미에게 있어 당시 도영은 오히려 성공적이지 못했다. 1863년 9월 런던에 도착했지만 동시기 일본에서
시모노세키 전쟁이 발발하고 조슈 번이 공격당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자 영국 도착 6개월 만인 1864년 3월, 일본 귀국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시모노세키 전쟁에서 이토 히로부미는 영국과의 중재 회의에 참여하여 수완을 발휘해 일본 내 정치적 입지를 탄탄하게 굳힐 수 있게 되었다. 당시 이토의 인생에 있어 득이 된 건 6개월 밖에 안된 영국 유학 생활이 아닌, 빠르게 본국으로 귀국하여 참여한 일본에서 벌어진 전쟁이었던 것이다.
이토가 정부 장학 지원으로 유학을 가게 된 건 이보다 수년 후의 일이며, 1870년 도미 유학, 1871년 이와쿠라 사절단으로 견문을 탐색, 1882년 헌법 연구를 위해 도독하는 사이 유신 삼걸이 저마다의 이유로 알아서 사라져
[17], 초대
내각총리대신이 되어 일본 정계의 최고 실권자가 되었다.
이렇듯 역사적 사실과도 합치되지 않는 예시지만, 애초에 무엇보다 그 수많은 인재 양성 사례 중, 하필 한국인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이토 히로부미를 인재 양성 사례로 언급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토 히로부미가 분명 일본의 관점에서 국가적인 인재였음은 맞긴 하나, 이토 히로부미가 쌓아올린 커리어의 전개 자체가 결국 조선 지배 야욕으로 넘어간 만큼 그것이 한국 내에서 유익한 사례로 지명되기에는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18]논란이 되자 성일종은 "이토 히로부미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안중근 의사에 의해 사살된 인물이고, 이제는 우리나라가 몇 가지 지표에서 경쟁국인 일본을 뛰어넘는 강국이 됐는데도 여전히 (일본에 대한) 그런 언급조차 금기시하는 것은 그 자체가 열등의식"이라고 적절성 논란에 대해 반발했다.
#1,
#2국민의힘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3월 5일 주요 당직자와 공천이 확정된 후보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낮은 자세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총선을 앞두고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더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제가 된 발언을 소개하며 부적절함을 강조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성 의원이 조선 침략과 을사늑약에 앞장선 이토 히로부미가 인재 육성의 좋은 예라는 망언을 했다. 성 의원은 제정신이냐"며 "우리 주권을 강탈한 일본제국주의의 상징, 이토 히로부미가 잘 키운 인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감춰진 본심은 일본에 대한 애정과 동경이냐. 국가정체성이 의심될 정도"라며 "국민강제동원 3자 변제, 위안부 합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에 이어 이토 히로부미와 일본의 인재 육성을 찬양하는 지경에 이른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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