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크고 깡마른 체형과 온순해 보이는 인상 때문에 순하고 약하다는 인식이 많이 깔려 있지만, 이쪽도 다른 거대 초식동물과 마찬가지로 충분히
맹수에 속하는 위협적인 동물이다. 아프리카에 사는 동물답게 매우 예민하고 사나운 성격이라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일단 달려들어 공격부터 한다.
야생의 전투력은 체격과 힘이 거의 전부인데, 기린은 그 조건을 대부분 만족하고 있어서 절대로 밀리지 않는다. 전투력 순위를 따지자면 절대 강자인
아프리카코끼리와 힘이 엄청난
코뿔소,
하마에게는 약간 손색이 있어도 워낙 체격이 거대해서 코뿔소나 하마라도 기린을 호구 취급하지는 못한다.
[10] 공격 속도도 최상위권 맹수 중에서 빠른 편이라 사자에게 덤벼드는 물소조차도 기린의 선빵을 맞고 물러나기도 한다.
일단 터무니없는 크기와 무게 때문에 작정하고 공격하면 무시무시한 위력을 자랑한다. 특히 뒷발차기의 위력이 매우 강력해서, 제대로 적중하면
사자의 두개골을 함몰시켜버리거나 내장을 파열시켜 단번에 죽일 수 있을 정도. 한대 맞으면 뼈가 부러진다는 말의 뒷발차기의 극상위 호환이다.
[11] 또한 길다란 목도 생긴 건 우스워도 뒷발차기 못지 않게 강력한 살상 무기로서 기린이 휘두른 목에 사자가
야구배트에 맞은 야구공마냥 멀리 날아가버리기도 한다. 당연히 이 공격도 제대로 맞으면 사자의 뼈가 으스러져 사망한다. 사자의 몸무게가 200kg 안팎인데 기린은 1톤이 넘는다는 걸 생각해보자. 사람의 입장에선 발로 맞는 상황이 대다수일 것이므로 육중한 체중이 실린 한방은 사망을 면하면 다행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게다가 기린 자체의 내구도도 엄청나다. 사자를 일격에 녹다운시키는 그 목의 위력에
대응방어가 가능한 수준이다. 기린끼리 목을 부딪히고 싸우는데 전혀 다치지 않는 모습을 보면 목 근육이 얼마나 두껍고 강인한지 알 수 있다.
[12] 심할 땐 사자가 들이받았는데 기린은 전혀 타격이 없고 사자만 튕겨 나가기도 한다.
게다가 야생 기린은 잘 때도 선 채로 5분씩 끊어 자면서 빈틈을 보여주질 않으니 자는 도중에 기습하는 수도 통하지 않는다.
[13]나아가 어미 기린이 새끼를 죽인 사자를 추격해 작정하고 사자를 밟아죽이는 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
Giraffe Kills Lion 잘 보면 걸레짝처럼 걷어차이던
사자가 덤불 속으로 도망가는데 기린이 그 큰 덩치를 끌고 덤불 속까지 집요하게 쫓아 들어가서
밟는다. 물소들도 신났는지 같이 끼는데, 나중에는 다른 사자 한 마리에게 쫓긴다.
심지어 한 코뿔소가 기린한테 시비를 걸다 발바닥 딱밤 한 대 맞고 도망가기도 한다.[14]하마는 누가 봐도 튼실해 보이는 몸매 덕에 힘이 세다는 이미지라도 있지만, 기린은 호리호리해 보이는 체형 때문에 뭔가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자보다 강력한 동물이며 영역을 침범했다거나 해서 거슬리면 화도 잘 낸다. 특히 수컷은 발정기 시기에 짝짓기를 할 때 사람이 접근해도 무척 흉포해져 사람조차 발길질로 내쫓기도 한다. 일본의 동물 버라이어티 쇼인 '시무라 동물원'에서 동물원에서 사육중인 기린을 촬영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별 위협을 가하지 않았는데도
[15] 느닷없이 촬영중이던 개그맨을 목으로 쳐서 날려버린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일단 일은 벌어졌으니까 이걸 두고두고 개그 소재로 써먹고 있긴 한데, 개그맨 본인은 물론 사육사나 촬영팀도 대체 왜 이 사람이 기린에게 얻어맞았는지는 결국 파악을 못했다고 한다.
동물원 등에서 한두 마리만 보면 잘 모르지만 기린이 떼로 움직이면 마치
숲이 통째로 움직이는 광경을 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하며
[16]그 무시무시한 위용과 위압감으로 장성한 기린을 사냥할 만한 동물은
나일악어와
사자 외에는 없다. 상술했듯 사자와 나일악어도 제대로 열받은 기린과 일대일로 맞짱을 뜨면 체급에 밀려서 일방적으로 얻어 터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토록 강력한 기린이기 때문에, 다른 초식동물들도 기린 주변을
안전지대인 것처럼 생각하여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도 드물지 않게 목격된다고 한다.
간혹가다 수컷
사자가
단신으로 기린을 제압해 사냥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드물게 벌어지는 일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사자는 무리 사냥을 하기에 기린을 쪽수로 밀어 붙여 사냥에 성공하는 경우가 있으며, 실제로 사냥당하는 장면이 찍힌 영상과 흔적이 많이 있다. 특히 일부 사자 무리들은 기린을 사냥하는 법을 터득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기린의 약점이 길쭉한 다리 때문에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는 것인데, 이런 약점을 파악하고 기린을 일부러 산악이나 진흙 투성이의 지형으로 몰고 가서 매달리기를 이용해 기린을 쓰러뜨려 사냥에 성공한다.
물론 새끼는 기린도 예외가 없다. 기린 새끼의 천적은
나일악어,
사자,
아프리카표범,
점박이하이에나,
아프리카들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