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식물이 녹말을 함유하고 있는데, 특히 주식이 되는 재료에는 녹말이 많다. 인류가 섭취하는 녹말의 대부분은
쌀이나
밀 같은
곡물, 그리고
감자 같은 줄기식물/뿌리식물에서 온다. 따라서 주식이 되는
빵이나
밥,
국수 같은 음식은 모두 녹말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주식용은 아니지만
보리,
콩,
수수,
고구마,
녹두 같은 다양한 식재료 또한 재배되고 있고 이들 또한 녹말을 함유한다.
녹말은 무미, 무취에 흰색을 띤다. 녹말 자체로는 아무런 맛이 없지만, 오래 씹으면
침 속의
아밀레이스라는
효소에 의해
당류로 분해되어 단맛이 난다.
녹말은 아밀로스(amylose)와 아밀로펙틴(amylopectin)이란 2가지의 성분으로 구성된다. 둘 다
다당류인데,
포도당이 곧은 사슬 모양 및 나선형으로 결합된 것이 아밀로스이고, 포도당이 나뭇가지 모양으로 결합된 것이 아밀로펙틴이다. 식물의 종류에 따라 둘의 비율이 다르긴 한데, 대개 20~25%의 아밀로스와 75~80%의 아밀로펙틴으로 녹말이 구성된다.
초등학교 때 한 번씩 해 봤던 것처럼,
아이오딘 용액을 녹말에 떨어뜨리면 청람색으로 변한다. 아밀로스가 많을수록 푸른 쪽으로 변하고, 적을수록 붉은 쪽으로 변한다.
녹말에 포함된 포도당 분자는 쉽게
가수분해 된다. 반면 같은 다당류이면서 식물에서 흔한
섬유소는 가수분해가 잘 안 된다. 따라서 녹말은 소화가 쉽게 되지만, 섬유소는 소화가 어려워서
포유류에서는
초식동물만이 장 내 박테리아의 도움을 받아 소화할 수 있다. 다만, 녹말 또한 생 녹말 자체로는 소화가 잘 안 된다. 녹말은 반결정 구조를 가지는데, 소화 효소는 그런 물질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 녹말을 먹으면
십이지장과
소장에서 흡수가 잘 안 되고
결장에서
박테리아에 의한 분해가 일어난다. 녹말에 물을 부어 열을 가하면 소화가 잘 되는 형태로 녹말이 변형되는데, 이를 알파(α)화 또는 호화라 한다. 대개 조리 과정에서 녹말이 호화된다.
녹말은
아밀레이스라는
효소에 의해
당으로 가수분해 된다. 아밀라제에는 알파 아밀라제와 베타 아밀라제의 2종류가 있다. 알파 아밀라제는 녹말의 결합을 무작위적으로 분해함으로써 녹말액을 맑은 용액으로 만들기 때문에 액화효소라고도 한다. 사람의
침 속에 알파 아밀라제가 많고,
췌장 또한 이 효소를 분비한다. 베타 아밀라제는 녹말을
맥아당으로 분해해서 녹말액을 당용액으로 만들기 때문에 당화효소라고도 한다. 베타 아밀라제는
술을 만드는
양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술의 원료인
곡물에 베타 아밀라제가 포함되어 있고, 이것이 곡물의 녹말을 맥아당으로 바꿈으로써
알코올을 생산하는
효모에 먹이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녹말을 섞은 물은 신기하게도 손을 천천히 넣으면 넣어지는데 주먹으로 치면 딱딱해져서 손이 들어가지 않고 부딪힌다. 그리고 손을 넣은 다음 천천히 빼면 빠지는데 빠르게 빼려고 하면 안 빠진다.
이 현상을 점탄성(viscoelasticity)이라고 하는데, 분자 구조 속 일종의 빈 곳에 물이 끼어들어가서 순간적인 충격엔 강하지만, 천천히 움직이면 구조 속 물이 빠져나와 부드러워 지는 것이다. 농도를 잘 맞추고 발놀림이 빠르면, 마치
바실리스크도마뱀처럼 사람도 녹말을 섞은 물 위를 빠지지 않고 건너다닐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실험도 여럿 있다.
실험 영상[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