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인이 전통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장미목 장미과 앵두나무아과 벚나무속'
[23]의 꽃답게 관상용으로 인기가 많다. 일본 만화나 게임 등에서 자주 묘사되는
바람에 벚꽃잎이 눈과 비처럼 쏟아지는 광경은 대략
메이지 시대부터 가능해졌다. 다른 이유는 아니고,
벚나무 품종 문제. 꽃잎이 약해서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벚꽃이 피는 품종이 그때서야 일본에 널리 보급됐다.
조선의 풍속인
화전놀이는 진달래가 주였으며 고전 작품 등에서도 쉽게 지는 벚꽃보다
사군자인
매화, 또는
복숭아꽃,
살구꽃을 더 선호했다. 사실 조선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중국의 영향력을 받던 모든 동아시아 국가들이 그러했다. 일본만 하더라도 중국풍(당풍)의 관습과 제도를 받아들이던 나라 시대에는 벚꽃보다 매화를 선호하였다.
그러나 벚나무를 싫어한 것은 아니며 전통적으로 쓰던 궁중문양 중 벚꽃 문양이
존재하며 후술된 이계 홍량호 일화 등으로 볼 때 벚꽃에 완전히 무관심한 것은 아니었다. 또한 벚나무의 실용성 측면에서도 접근했다. 조선조
효종이 북벌을 계획하고 궁재(
弓材, 활의 재료)로 쓰기 위해 북한산 우이동과 장충단 근처에 수양벚나무를 대량으로 심었다는 기록도 있다. 즉, 목재로서의 관점으로 심었다는 이야기. 조선시대 이전에도
팔만대장경 목판의 절반 이상이 벚나무 목재인 것으로 밝혀지는 등 벚나무를 목재로 사용한 사례가 있다.
조선시대까지 꽃구경에서도 최고의 꽃으로 쳐주는 건 복숭아꽃, 복숭아꽃 다음으로 살구꽃이었다. 복숭아꽃으로 유명한 곳이 북둔, 오늘날의 성북동 일대였고 복숭아꽃이 피는 시기이면 이곳으로 꽃구경을 온 것이다. 그리고 살구꽃으로 유명한 곳은 행촌동 근처의 필운대(弼雲賞)였다. 그러다가 꽃구경의 대상이 벚꽃으로 바뀐 건 일제강점기 이후였다.
대한제국기에는 왕실 문양으로
오얏꽃을 선택하면서 일제강점기까지 오얏꽃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유명한
최린조차 일본인 문화인류학자 시부사와 게이조와 이야기하면서 '내지인들은 사쿠라를 좋아해서 많이 심으면 조선인들도 똑같이 좋아할 것이라 앞서가는데, 조선인들은 오얏꽃을 좋아한다'라고 의미심장하게 언급한 바 있다.
진해에서 복무한
대한민국 해군 소속 예비역 중 일부는
진해 군항제 기간을 그다지 좋게 기억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부대 개방행사 준비하느라 분주한 동시에 낙화한 벚꽃을 청소하러 수시로 작업 인원이 동원되는데
관광객들에게 사뿐히 즈려밟혀 아스팔트 도로 바닥에 달라붙은 벚꽃잎들이 웬만한 빗질로는 잘 쓸려나가지 않기 때문. 비라도 내리면 그야말로
헬게이트가 수병들을 맞이한다.
벚꽃 그 자체를 따다가 절여서
차로 마시기도 한다. 자세한 건
벚꽃차 문서로. 일본에선 설탕이 아닌 소금에 절여서 보관해서 우려내기 때문에 꽃향기가 나는 운치 있는 차라고 생각해 무턱대고 마셨다간
우메보시 못지않은 폭풍 같은 짠맛의 압박을 받게 되니 주의할 것.
[24] 또한 벚꽃 말린 가루가
구내염 예방에도 좋아 고대 한국의 왕족들은 소금과 금가루, 벚꽃 말린 가루로 양치를 했다고 한다.
벚꽃 자체의 향은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벚꽃에 직접 코를 대고 맡아보지 않고서는 확연히 느끼기 힘들다. 따라서 화장품 등지에 쓰이는 '벚꽃 향'은 인조 향기이며, 다른 꽃의 향기를 적절하게 혼합한 것에 불과하다. 다만 남산이나 여의도 벚꽃길과 같이 벚꽃이 많이 피어있는 곳을 가보면 짙은 벚꽃 향을 느낄 수 있다.
솔직히 벚꽃 냄새 맡아본 사람~? - 스브스뉴스1989년
아이큐 점프에 연재된
오일룡의 "불타는 그라운드"에서는 일본 팀을 빗대어 "저 놈들은 사꾸라처럼 한 번 기세를 타면 확 살아난단 말이야."하며 감독이 혀를 차는 장면이 있다.
벚나무 문서에 나오듯이 일제강점기 때 민족정기를 억누른다며 벚나무를 심었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는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격하시키고 벚나무를 심은 극히 일부의 사례를 침소봉대한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심어진 대부분의 벚나무는 한반도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이 단순히 일본에서처럼 벚꽃을 즐기기 위해서 심었을 뿐이다.
한국에 주로 심어진
일본의 소메이요시노종을 두고 기원 및 원산지 논란이 있다. 한국의 학자들은 제주 왕벚나무의 교잡종을 소메이요시노로 보는 반면 일본학자들은 일본에서 자생하는 올벚나무와 오시마벚나무의 교잡종으로 보고있다.
조명숙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박사과정생과 김승철 교수는 지난해 11월 권위 있는 <미국 식물학회지>에 실린 논문에서 제주 왕벚나무가 올벚나무를 모계로 하고 벚나무 또는 산벚나무를 부계로 하는 자연잡종으로 탄생했음을 핵 유전자와 엽록체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이로써 제주의 왕벚나무가 일본에서 왔을 가능성은 다소 희박해졌다.
'사쿠라'에 '변절자', '배신자', '가짜', '위선'의 뜻이 있다. 일본에서는 고기 색깔이 벚꽃색을 닮은
말고기를 '사쿠라니쿠'라고 하는데, 이 말고기를
소고기인 척 속여서 파는 경우가 빈번하다 보니 '사쿠라니쿠'라는 말이 짜가를 뜻하는 속어가 되고 이게 관용어구가 되어서 '배신자', '가짜' 등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이걸 보면 영화
타짜의
라스트신에서 마지막에 나온 '사쿠라'가 다른 의미로 읽어질 듯. 또한, '사쿠라니쿠'가 어원인
정치 용어로서의 '사쿠라'는 놀랍게도 표준어이다. 그리고 '벚꽃'의 뜻으로 쓰이는 '사쿠라'는 오히려 비표준어이다.
일웹에서 가끔 여성 간의 사랑인
백합과 남성 간의 사랑인
장미처럼
이성 간의 사랑을 상징하는 꽃으로 벚꽃을 사용하기도 한다. 백합의
하얀색과 장미의
빨간색의 중간인
분홍색을 따온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다만, 잘 쓰이지는 않는 용어인 듯 하다.
애니나 만화, 일러스트에서 피나 상처 부분을 꽃잎으로 채워 넣거나 묘사하는데 벚꽃이 일반적이다.
3월 학기제인 한국 학교에서 벚꽃은
어느덧 중간고사가 코앞에 다가왔다라는 의미로 통한다.
[25] 또 2010년대 후반부터는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지원자가 정원을 밑돌고 심지어 몇몇 대학은
부실대학으로 하나둘 폐교되는 일이 일어나자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말이 돌고 있다. 경쟁률이 떨어져 위기를 맞고 있는 대학들 중 상당수가 벚꽃이 일찍 피는 남쪽 지방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긴 것.
애니에서 흔히 나오는 새 학기 시즌에 벚꽃이 활짝 피어있는 장면은 일본이 4월 학기제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 창작물에서
졸업과
입학이 테마인 에피소드가 있다면 벚꽃이 거의 필수요소로 들어가는 수준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기후가 온난해서 3월에 주로 벚꽃이 피어서
봄방학의 상징이기도 하다.
[26][27]가을벚나무 품종으로 인정되는 것은
춘추화/춘추벚나무/가을벚나무(학명은 Prunus × subhirtella 'Autumnalis')
[28]로 불리는 식물이 있다. 이 나무는 그냥 가을부터 봄까지 제철 개화시기. 결정적으로 일반 벚꽃에 비해 꽃잎 수가 더 많고
꽃의 모양도 확실히 이질적이며, 한 나무당 개화기간이 길어서 10일을 초과하며, 가을벚나무의 경우 사계절이 있으나 겨울도 따뜻한 곳인, 일본
미야자키현,
오키나와현에서는 10월부터 4월까지 연속으로 개화한다.
봄만 제철인 벚나무의 경우 정말 적은 꽃을 쥐어짜내듯이 가을에 피는데, 이쪽은 못해도 그것보단 더 많이 핀다.
[29] 결정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이 춘추벚나무는 수가 적고 특정 구역에만 주로 식재되어 있어서 그냥 대로변 같은 데서 가을에 꽃이 조금이나마 피어난 벚나무는 높은 확률로 그냥 이상개화한 일반 벚나무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