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약사 류카쿠산(용각산)에서 개발되었는데, 원조는 동북 지방 아키타(秋田) 번
[2]의 어전의(御展醫)
[3]였던 후지이(藤井) 가문
[4]에서 만들던 약으로
에도 시대까지 소급되는, 2백수십여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이후 후지이家의 후지이 겐신(藤井玄信)이 기존의 한약 류가쿠산에 양학의 생약을 도입, 개량하였고 1894년(
메이지 27년) 후지이 겐신의 손자 후지이 도쿠사부로(藤井得三郞)가 가루약 형태로 개발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현 사장은 창업주의 5대손 후지이 류타(藤井隆太)이다.
상한론에도 나오는 오래된 한약인 감길탕(甘桔湯)
[5]이 기본 베이스다. 감길탕은 급성인후염이나 편도선염, 목이 쉬었을 때 등에 사용해온 오래된 한약이다. 이 감길탕에 기침,천식에 사용한 한약재인
행인(살구씨)을 첨가하고, 캐나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인후염, 후두염에 사용한 약재인 세네가(
Polygala senega Linné) 뿌리를 첨가한 것이 오늘날의 용각산이다.
한국에는
일제강점기에 처음 전해졌다.
보령제약이 용각산을 처음 판매한 것은 류카쿠산과 정식으로 제휴를 맺은 1967년 이후의 일이다.
용각산이라는 이름은 일본에서 처음 만들 때
용골,
용뇌,
녹각상(鹿角霜)이 들어간 분말약(산제)이란 뜻으로 지었는데, 이 성분들은 후에 처방이 바뀌면서 제외되었다.
행인,
길경,
감초, 세네가 등을 주성분으로 하여 기관지의 점액 분비를 높이고 섬모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가래를 제거하며 기침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1회 1스푼(스푼의 윗부분을 평평하게 깎아서), 1일 3회 ~ 6회 물 없이 복용한다.
"용각산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6] 라는 CF로 유명했으며, 가수 이선희와 남궁옥분-장두석, 박상규, 신효범 등이 이 광고를 거쳤다.
옛날에는 상비약 수준이었다. 용각산 병 내엔 용제를 떠먹기 위한 작은 스푼이 들어서 흔들면 우선 스푼이 내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명성이 제법 되는지 현대에도 단종되지 않았고, 약국에 가서 달라고 하면 준다. 약국마다 차이는 조금 있지만, 작은 것은 5천 원, 큰 것은 1만 원 정도 한다.
침과 함께 삼키는 과정에서 가루가 목 점막에 직접 닿아서 효능이 발휘되기 때문에 용각산을 복용한 직후 물을 마시면 효과가 없다.
일본판 용각산의 스푼은 미세한 구멍이 세 개 뚫려 있지만 한국판 용각산은 구멍이 없고 스푼의 크기가 일본판보다 작다.
묘사하기 힘든 기묘한 맛인데, 맛이 연한
은단을 갈아놓은 맛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미세한 가루를 혀 점막에 놓고 침과 함께 삼킨다. 미세한 가루가 코 또는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먹고 나면 약재의 쓴맛과 감초의 씁쓸한 단맛, 박하의 시원함이 입 안에 감돈다.